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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정부간위원회 특집 자연의 섬 ‘제주’와 ‘제주인’의 지혜제주도를 처음 온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것이 있다. 바로 검은 돌이다. 제주는 화산섬으로 온통 돌투성이다. 화산이 분출하면서 내뿜은 화산탄들이 흩어져 제주의 모든 땅들을 뒤덮고 있다. 지금도 밭에 가면 흔하게 돌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농사를 짓기가 어렵다. 하지만 13세기부터 제주 사람들은 밭에 흩어진 쓸모없는 돌들을 모아 밭의 경계에 돌담을 두르고 경작지를 확보하였다. 현재 그 길이가 22,100Km에 이른다.\n\n이 돌들은 얼기설기 쌓여 있어 대충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는 제주인의 지혜가 숨어있다. 그 열쇠는 바로 바람이다. 제주는 여름에 불어오는 태풍은 물론이고 4계절 내내 강한 바람이 분다. 빈틈 없이 촘촘히 돌담을 쌓는다면 제주 사람들은 매일 들에 나가 넘어진 돌을 다시 쌓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구멍이 난 울퉁불퉁한 제주의 돌담은 바람의 힘을 떨어뜨리고 통과시킨다. 삶에서 얻은 지혜이다.\n\n제주의 옛 이름은 ‘탐라’이다. 탐라의 시작과 관련된 이야기로는 땅에서 솟아난 세 신인(神人)이 탐라를 건국했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이곳은 성스럽게 여겨져 ‘삼성혈’이라 불린다. 이는 한국 본토의 고대 건국신화가 하늘에서 알로 태어난 것과는 달리 땅에서 솟아난 것으로 문화적 원형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n\n제주도에는 1만8천의 신이 있다. 제주도민들은 세상 모든 것에 신이 있다고 믿는다. 그 믿음은 제주의 거친 자연환경에서 비롯된다. 쉴 새 없이 불어오는 거친 바람과 물이 고이지 않는 척박한 화산 땅은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나 힘든 환경이었다. 그래도 살아야 했던 제주도민들은 거친 자연환경에 순응하며 살기 위해 신을 찾았던 것이다.\n\n제주의 마을에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신들의 거처인 ‘본향당’들이 있다. 이곳엔 ‘심방’이라 불리는 무당이 있다. 이들은 제주민들을 신과 연결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거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던 해녀들과 어부들을 위해 음력 2월 영등굿이 진행된다. 영등신은 바람의 신으로 파도를 일으키기 때문에 해녀들과 어부들에겐 바다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 신이다.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칠머리당 영등굿’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제주도에서는 이 기간 동안 30여 곳에서 바다의 신을 위한 의례를 펼친다.\n\n제주에는 여신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다. 이들은 다른 나라의 여신과 달리 남신들에게 기대거나 속박되지 않는다. 거대한 거인으로 치마폭에 흙을 날라 제주 섬을 만들었다는 ‘설문대할망’, 생명을 잉태시키는 ‘삼승할망’, 농업을 관장하는 ‘자청비’ 등 주체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제주여성들의 모습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유교의 영향으로 동아시아에 나타나는 남자 중심의 사회와는 달리 제주도의 여성들은 자존감이 매우 높다. 경제활동도 한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n\n그 대표적인 것이 제주해녀이다. 작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개최된 11차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대표목록으로 등재된 ‘제주해녀문화’는 역사적으로 이어져온 여성 중심의 사회를 통해 나타난 것이다. 화산섬으로 물이 고이지 않아 벼농사를 짓지 못하는 제주도에서 땅이 아닌 바다에서 먹을거리를 찾아야 했던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해녀가 되었으며 혼자가 아닌 다 같이 살아가는 법을 익혔다.\n\n제주의 자연은 척박하며 사람이 살아가기엔 모자란 땅이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이를 이용하여 살아왔다. 그 곳엔 1만8천의 신들이 있고 이웃이 있다. 이것이 제주문화를 지금까지 이어온 힘이다.\n\n사진 : Jeju haenyeo (female divers) crossing low stone walls to get to the sea © Jeju Haenyeo MuseumYear2017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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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Cham): 매혹적인 불교 가면 춤참(cham)은 불교 사원의 승려들이 강렬한 색상의 옷과 매혹적인 가면을 쓰고 추는 춤이다. 참은 네팔, 부탄, 티베트, 인도의 다양한 불교 사원에서 행해지며, 네팔에서는 라마춤(Lama dance)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불교 사원의 계보와 장소에 따라 연행하는 참의 종류는 다양하다. 다른 여러 탈춤이나 의례와 마찬가지로, 참도 달의 위상 변화에 따라 연행된다.\n\n티베트에서 처음 시작된 참은 본교(Bon)와 주술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참은 질병을 퇴치하며 공동체와 마을의 액을 막고 풍년을 가져온다고 한다. 티베트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티베트에 불교가 전해진 후 왕이 불교 사원을 짓고자 했으나 본교의 정령들이 이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스와트(Swat) 지역에 해당하는 우디야나(Uddiyana) 출신의 파드마삼바바(Padmasamvaba)라고 하는 유명한 탄트라 불교 승려가 있었는데, 왕이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승려는 그 지역을 떠돌며 불교 사원 건설에 훼방을 놓던 본교 정령들을 달래기 위해 바즈라킬라야(Vajrakilaya)라는 참을 연행했다. 그가 정령들의 방해를 없애고 나서, 706년 티베트에 불교 사원이 지어졌다. 현재 참은 네 개의 티베트 불교종파(닝마(Nyingma), 사키아(Sakya), 카규(Kagyu), 겔룩(Gelug))의 의식에서 모두 연행되고 있다.\n\n파드마삼바바가 참을 처음 연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후 참의 발전에는 많은 종교 지도자들의 기여가 있었다. 춤의 발전에 관한 여러 이야기에 의하면, 승려들이 꿈에서 본 춤의 안무를 모두 외워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스승과 제자 간 지식의 전승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달라이 라마도 참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제5대 달라이 라마(Gyalwa Lobsang Gyatso, 1618-1682)가 그 중 하나로, 종교적 춤에 관한 책(Chams Yig)에서 참에 관해 상세히 설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티베트 불교의 중심이 된 포탈라궁(Potala Palace)을 건설했다. 제13대 달라이 라마(Thupten Gyatso, 1876-1933)는 영국의 티베트 침략 당시 몽골로 피신했고 이곳에서 생생한 꿈들을 꾸게 된다. 그는 꿈을 바탕으로 ‘몽골에서 온 백인’이라는 참을 만들었다. 오늘날 티베트 불교가 세계적으로 전파되면서 참도 함께 널리 확산됐다. 불교종파는 물론 창작시기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참이 존재한다.\n\n불교 사원의 출가 승려만이 참을 연행할 수 있다. 수 주에 걸쳐 계율을 받은 승려들은 춤을 연습하고 관련된 의식을 치르게 된다. 춤의 종류에 따라 가면과 옷을 차려 입기도 한다. 참은 다양한 인물을 상징하며, 대부분 1) 티베트 신들의 신, 2) 여신 또는 여성 마술사, 3) 일반 신, 4) 수호신 마하칼라(Mahakala), 5) 광대와 재담꾼(stsara), 6) 신화적 인물, 또는 7) 인간을 묘사한다. 참은 신이 악령을 이겨내는 정화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참은 비밀리에 치뤄졌는데, 지금은 공개적으로 행해지고 있다.\n\n참을 연행할 때는 다양한 악기를 이용하여 종교적이거나 상징적인 음악을 연주한다. 심지어 사람의 넓적다리뼈를 악기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생자필멸과 무상을 일깨워준다. 티베트 종교의식에서 음악과 춤은 항상 깨달음을 주기 위한 역할을 한다.\n\n사진 1 : 카트만두 보우다 세첸사원 승려들의 참 연행 ⓒ 세첸 사원(Shechen Monastery)\n사진 2 : 카트만두 보우다 세첸사원 승려들의 참 연행 ⓒ 세첸 사원(Shechen Monastery)Year2019NationSouthwest Asia,Bhutan,India,Ne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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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무형유산: 라마야나 가면극 목록에 담긴 다양성최근 201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신규등재를 통해 다양한 동남아시아 가면극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있다. 이 가면극은 신의 환생으로 추앙받는 라마(Rama) 왕이 마왕 라바나(Ravana)를 물리친 이야기를 극화한 것이다.\n\n유네스코는 지난해 11월 마지막주 태국과 캄보디아의 가면극인 콘(Khon)과 르콘콜(Lkhon Khol)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양국의 역사적 적대감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n\n특히 유사한 전통이 등재된 이유와 어느 국가의 가면극이 인정받아야 하는지 등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됐다. 이와 같은 의문은 무형문화유산과 관계없는 다른 유산 보호의 관점에서도 제기돼 왔다.\n\n대부분 유적, 고대도시, 문화 및 자연 경관 등 유형유산과 관련된 세계유산(World Heritage)의 개념은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유산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가진 유산을 대상으로 하며, 그 평가 기준은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을 대표할 것, 중요한 역사적 사건 현장,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중요 서식지 등 10가지에 이른다. 이와 같은 특징은 과학적, 역사적 근거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 분석을 위해서는 여러 장소를 비교함으로써 각 장소의 국가적, 국제적 중요성을 입증해야 한다.\n\n그러나 무형유산의 경우 물리적 비교 기준으로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 무형유산에는 구전전통, 공연예술, 전통공예, 지역의 자연 및 우주에 관한 지식, 다양한 사회관습, 축제, 의식, 식문화, 스포츠 등이 포함된다. 형체가 없기 때문에 무형유산의 가치는 이를 전통의 일환으로 연행하고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에 따라 그 형태와 의미를 전승 및 재창조하는 공동체, 집단 또는 개인에 의해 정의된다.\n\n유네스코의 2003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에 따라 긴급보호목록, 대표목록 및 모범사례목록 제도가 도입됐다. 각 목록의 무형유산 등재는 정부간 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있다. 2003 협약에 대해 흔히 간과되는 점은 이 협약이 단순한 목록 등재를 넘어 공동체, 단체 및 개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형문화유산을 삶의 필수적 요소로 인식하고 전승하는데 있어 이들이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각 당사국에 목록 등재와 관계없이 영토 내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무형유산 발굴, 목록화 및 보호 등에 있어 지역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n\n이런 맥락에서 라마야나 가면극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이 극의 예술적 아름다움이나 등재신청과정에서 각 국가의 소중한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여러 나라의 지역 전통으로 여전히 연행되고 다음 세대로 그 기술과 열정이 전승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라마야나 가면극은 지역 공동체의 노력으로 오늘날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성공은 국가 차원의 문화 관리 시스템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n\n지난해 정부간위원회에서는 두 가지 라마야나 가면극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첫 번째는 긴급보호목록에 등재된 프놈펜 인근 공동체의 르콘 콜 왓 사바이 안뎃(Lkhon Khol Wat Svay Andet)으로 공동체의 보호 및 번영을 위해 수호신에게 바치는 춤을 말한다. 이 춤은 오랫동안 구전으로 전승돼 왔으며, 최근 수도승 및 지역 청년들의 주도로 기록 작업이 진행됐다. 해당 공동체는 전쟁, 가난, 이주 등으로 이 소중한 전통이 처한 위협을 우려해 정부와 함께 긴급보호목록 등재를 위해 노력해왔다. 목록 등재로 국제적 지원을 받음으로써 공동체 차원의 르콘 콜 보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될 것이다.\n\n이 정부간위원회에서 태국의 가면극인 콘(Khon) 또한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대표목록은 전세계적으로 지명된 무형문화유산 대부분을 포함하며 해당 전통의 중요성과 보호계획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함으로써 관련 공동체에서의 보존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태국의 경우, 2016년 협약 비준이래 처음으로 대표목록에 등재된 것이다. 이번 등재를 통해 콘 연행자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높아지고 관련 지식 및 기술 전승을 지속할 수 있게 될 것이다.\n\n캄보디아는 르콘 콜 왓 사바이 안뎃에 앞서 2008년 왕실 춤극(Royal Ballet)을 대표목록으로 등재 신청했다. 이 가면극은 콘의 에피소드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라마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러나 이 왕실 춤극은 전쟁 이후, 자금 및 장소 부족과 관광객을 위한 개작으로 인해 위기를 맞게 됐다. 당시 등재 신청은 상업화 위기에 처한 연행자들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었다.\n\n또한 이전에도 복수의 라마나야 가면극이 동시에 등재 신청된 적이 있었다. 캄보디아가 왕실 춤극을 등재 신청한 2008년 인도의 라마야나 전통극인 람릴라(Ramlila)도 후보에 올랐다. 람릴라는 10일에서 한 달까지 연행되는 일련의 공연을 통해 라마야나 서사시를 전달한다. 라마의 부활 전설을 기리기 위해 두세라(Dussehra) 시즌 동안 수백개의 마을에서 람릴라를 연행한다.\n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에는 라마야나 서사시에 기반한 극이 다수 존재한다. 인도는 라마야나 서사시가 탄생한 곳으로 2010년 동부 지역의 차우(Chhau) 댄스를 등재 신청했다. 이는 마하바라타(Mahabharata) 및 라마야나 서사시와 지역 민담을 결합한 춤극이다. 캄보디아는 또한 2008년 스벡 톰(Sbek Thom)이라는 크메르 그림자극을 등재 신청해 가면극 외에도 라마야나 서사시에 기반한 극이 있음을 보여줬다.\n\n또한 아직 등재 신청은 되지 않았지만 연행 공동체에 중요한 가치를 가진 극이 많다. 예를 들어 라오스의 프라 락 프라 람(Phra Lak Phra Ram)과 말레이시아 및 태국 남부의 히까얏 스리 라마(Hikayat Seri Rama)는 구전전통으로 지역 문화 및 신앙을 힌두교와 결합한 다양한 축제 및 춤극에 영향을 미쳤다.\n\n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오른 가면극 등을 보면, 어떤 유산이 최고인지 또는 더 인정받아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목록들은 유사한 전통의 등재 신청을 환영하고 공동 등재 신청을 권장함으로써 순위 목록이 아니라 문화지도 역할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같은 문맥에서 비슷한 신앙과 믿음을 가진 다양한 공동체의 집단 예술이라 할 수 있는 라마야나 가면극은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n\n*이 기사의 원문은 태국 언론 매체 방콕 포스트와 유네스코 방콕 오피스 웹사이트에 게재됐으며, 몬타간 수바나탑이 작성하고 두옹 빅 한과 제레미 클레이 월든 셰르츠가 편집했다.\n\n사진 1 : 콘, 태국 가면극 ⓒ 태국문화진흥국, 태국 2015\n사진 2 : 르콘콜 ⓒ 캄보디아 문화예술부 2017\n사진 3 : 라마야나 공연 람릴라 ⓒ 인도 국가공연예술원Year2019NationCambo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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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형 연행 전통과 꼭두각시놀음한국에서 인형 연행은 다양한 문맥과 장르 속에서 존재해왔다. 초월적 존재를 모시는 제의인 마을굿과 무당굿에서부터, 오락적 놀이로서의 성격이 강한 가면극까지 인형을 활용한 연행이 벌어져 왔다. 이러한 인형 연행의 전통과 직 ·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립적인 하나의 극으로 꼴을 갖춘 전통인형극으로 발전되었다. ‘꼭두각시놀음’, ‘서산박첨지놀이’, ‘발탈’ 등이 한국의 전통인형극으로 현재까지 그 전승과 연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발탈’은 인형배우와 인간배우가 함께 등장하여 티격태격 다투며 재담을 겨루는 연행이다. ‘서산박첨지놀이’는 ‘꼭두각시놀음’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토박이광대들의 인형극이다. ‘서산박첨지놀이’의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꼭두각시놀음’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인형극으로 인정받아 왔다.Year2011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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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전통 관행플라스틱 폐기물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의 생활방식은 분해되지 않는 폐기물을 대량으로 발생시키고 있으며, 이는 환경 오염과 파괴를 부추기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세계 여러 지역의 전통 관행에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해답이 있을 것이다.\n\n이러한 관행 가운데 하나로 네팔의 다양한 공동체에서는 잎으로 만든 접시와 그릇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살(Saal) 나무의 잎이 주로 쓰인다. 살 잎은 널찍하고 천연 방수가 되어 접시와 그릇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살 나무는 네팔과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에 서식하고 있다. 살 나무의 잎뿐만 아니라 목재도 튼튼한 건축 자재로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n\n살 잎은 대나무로 만든 가는 스틱을 이용하여 손수 엮는다. 잎으로 만든 물건은 쓰임에 따라 공동체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네팔 바사어로는 잎으로 만든 접시를 라이퍄(laypya)라고 하고, 그릇 모양의 형체를 두나(duna) 또는 타파리(tapari)라고 한다.\n\n오늘날에도 이러한 접시와 그릇은 여러 의식과 연회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n\n과거 이러한 잎 접시는 연회에서 많은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축제가 시작되기 전 가족들이 모여 연회에 사용될 잎을 엮었다. 특히 결혼식과 같은 성대한 연회를 앞두고서는 수개월 전에 가족과 친지, 이웃들이 힘을 보태 라이퍄 접시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흔하고 저렴한 플라스틱·종이 접시가 이러한 잎 접시를 대체하고 있다. 출장 연회와 파티 기획 서비스의 이용으로 예전과 같은 공동체 참여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n\n하지만 살 잎은 순결하다고 믿어지며 종교적·문화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기에 여전히 의례에서 사용되고 있다. 시장에 가면 잎이 돌돌 말린 채로 진열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n\n잎 접시와 그릇은 전통 의례뿐만 아니라 패스트푸드 식당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기계를 이용하여 하루 만에 다량의 잎사귀 접시와 그릇을 만들 수 있다. 제조가 쉬워졌음은 물론, 일 년 내내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음식물을 파는 네팔의 노점에서 잎 접시와 그릇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은 실로 흥미롭다.\n\n이와 같은 전통 관행이 현대식 생활방식에 통합된다면 오늘날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n\n사진 1 : 잎을 엮어 접시를 만드는 과정 © 모나리자 마하르잔\n사진 2 : 시장에서 잎 접시를 판매하는 상인 © 모나리자 마하르잔\n사진 3 : 잎으로 만든 ‘랍탸'(Laptya) 접시에 담긴 전통 음식 © 모나리자 마하르잔Year2020NationNe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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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족의 전통 춤, ‘킨나리 킨나라’미얀마 샨주(Shan State)에서 열리는 여러 전통 축제에서는 화려한 날개 장식을 지닌 신화 속 동물의 모습을 한 무용수들을 볼 수 있다. 샨족은 주로 샨주에 거주하며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 역시 샨어라고 한다. 샨족의 유산은 신화 속 믿음과 전설에 기반한다. 킨나리(kinnari), 킨나라(kinnara)라고 하는 전통무용에도 관련된 전설이 있다. 킨나리와 킨나라는 반인반조의 신화 속 인물로, 각각 여성과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둘의 사랑 이야기에 관한 전설은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데, 이들이 왕에게 잡혔다는 전설도 있고, 어느 밤 홍수로 인해 헤어지게 된 후 700일 동안 울었다는 전설도 있다. 이렇듯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는 서로 다르지만, 샨족은 이들의 위대한 사랑에 경의를 표한다. 킨나리와 킨나라는 길조로도 여겨지고 있어, 샨족은 축제와 의식, 특별한 행사에 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전시해 놓기도 한다.\n\n킨나리와 킨나라는 불교의 유산과도 관련이 있다. 샨족에 따르면, 석가모니가 하늘나라에서 그의 어머니에게 설법을 전한 후 속세에 내려왔을 때 사람들이 그를 환영하는 축제를 열었다고 한다. 축제는 음식과 꽃으로 풍성했으며, 사람들은 여러 신화적 존재들과 함께 춤을 추었는데, 킨나리와 킨나라도 함께 석가모니의 귀환을 반겼다고 한다. 그리하여 불교의 안거(安居) 기간이 끝나는 10월마다 킨나리, 킨나라 춤을 추었다고 한다. 군주제 시절에는 사오파(saopha, 영주)에게 경의를 표하는 축제에서 샨족 주민들이 킨나리, 킨나라 춤을 연행했다. 또한 이 춤은 추수감사제, 샨족 신년의식, 사제 임명식 등 여러 특별한 날에도 연행됐다고 한다.\n\n킨나리,킨나라 춤에 이용되는 의상과 장신구는 신성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해당 의상과 날개 장식, 연주 악기를 밟는 것은 금지돼 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무용수들은 머리 장식과 가면, 옷, 날개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 무용수의 팔과 목 그리고 손목에 고정된 날개는 쉽게 펼치고 접을 수 있다. 여성은 머리 장식을 쓰고 남성은 가면을 쓴다. 과거 종교의식에서는 오직 남성만이 춤을 출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여성도 함께 춤을 춘다. 전통적으로 남성은 가면을 써야 했지만, 최근에는 보다 느슨하게 적용되고 있다.\n\n킨나리,킨나라 춤은 북과 징, 바라와 같은 전통악기의 연주가 동반되며, 기다란 북으로 연주하는 주요 리듬에 맞춰 진행된다. 킨나리, 킨나라 춤은 경의를 표하는 춤, 구연을 위한 춤, 댄스 컬렉션, 이렇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경의를 표하는 춤과 구연용 춤은 축제와 특별한 날에 연행되며, 댄스 컬렉션은 샨족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다.\n\n최근 샨족의 전통 킨나리, 킨나라 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샨족의 여러 조직과 연행자들은 젊은 세대에게 이 춤을 가르치고 있다. 춤을 배운 이는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배운 춤을 가르쳐주도록 서약하고 있다. 킨나리, 킨나라 춤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기반으로 이 전통 춤의 세대 간 전승은 계속되고 있다.\n\n사진 1 : Traditional Shan Kannari and Kannara dance ⓒ SYO Group Taunggyi\n사진 2 : Traditional Shan dance ⓒ SYO Group Taunggyi\n사진 3 : Shan New Year Festival ⓒ SYO Group TaunggyiYear2018NationMyan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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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유산, ‘재난 후 수요평가(PDNA)’에 포함자연재해는 수많은 태평양 공동체와 민족의 전통지식 체계, 문화적 관습 및 지속가능한 행복 추구에 있어 매우 위협적인 요소이다. 지난 2016년 2월 20일 5등급 태풍 윈스톤이 피지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이 지역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시속 233km, 최고 속도 시속 306km의 강풍을 동반한 윈스톤은 피 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가장 강력한 태풍 중 하나이자, 남태평양을 지나는 사상 최고로 심각한 태풍이었다.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지닌 태풍 윈스톤은 건축, 농업, 사회기간시설을 비롯해 광범위하 게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였으며, 전체 인구 62%에 달하는 이재민을 발생시켰고, 피지 달러 12억 9천 만 달러(미화 6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가져왔다.Year2016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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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이둡첸, 팔덴 라모에게 헌정하는 위대한 평화의 춤가면극 라모이둡첸(Lhamo’I Drubchen, 흔히 라모이돔체(Lhamo’I Dromche)로 불림)은 대승불교(Mahayana)의 수호신 팔덴 라모(Palden Lhamo)에게 헌정하는 규모가 큰 종교의식으로, ‘팀부 종(Thimpu Dzong, 부탄의 수도 팀부에 위치한 궁전의 일부로 공인들과 승려들이 함께 쓰는 곳임. 팀부 타쉬쵸 종으로도 불림)’에서 ‘중 드라-창(Zhung Dra-tshang, 중앙승려단)’에 의해 연행된다. 보통 승려단이 하안거를 위해 ‘푸나카 종(Punakha Dzong, 부탄의 옛 수도 푸나카에 위치한 궁전)’으로 출발하기 전 개최하는 중요한 연례행사이다.Year2017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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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나라실프, 전통 콘 의상 자수의 전승콘(Khon)은 태국에서 매우 중요한 공연예술이다. 전통 춤과 예술 양식을 특징으로 하는 가면극인 콘은 아유타야 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콘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예술과 문학, 의식 및 공예를 포함한 여러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Year2018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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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발리의 문화를 만나는 곳, 발리 아트페스티벌39년의 긴 역사를 간직한 발리 아트페스티벌(Bali Arts Festival)은 매년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 사이에 열리는 발리의 전통 공연예술 축제로,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온 예술가들이 다양한 전통 공연예술을 선보이고 기념하는 자리이다. 올해는 6월 10일에 발리의 전 지역을 대표하는 장대한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7월 9일까지 매일 수차례의 무료 공연이 펼쳐진다. 축제가 열리는 덴파사르의 문화센터(Taman Budaya)는 전통 건축물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준다.\n\n공연단들은 대부분 발리 출신으로 섬 곳곳의 진귀한 예술을 표현하고, 또한 전통춤인 바롱(barong), 레공(legong), 케착(kecak)과 다양한 가면춤 등 잘 알려진 장르의 경우에는 서로 경연을 펼치기도 한다. 축제의 주요 목적은 이러한 예술을 알리고 보호하여 소중한 문화유산이 시간 속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축제는 전통문화의 주제와 양식을 반영하는 현대적 음악과 춤, 그리고 연극적 형식을 특징으로 한다. 축제의 중심이 되는 공연예술뿐만 아니라 발리의 전통음식과 공예는 물론 종교의식 시연도 선보이고 있다.\n\n발리 아트페스티벌은 1979년 당시 발리 주지사인 이다 바구스 만트라(Ida Bagus Mantra)가 빠르게 성장하는 관광산업에 부응하고 발리 전통 예술의 소멸을 막기 위해 주 차원에서 시작한 축제이다. 축제는 성공을 거두었고, 다양한 지역 경연을 통해 문화생활을 촉진하였으며 동시에 국립 무용예술학교들이 생겨났다.\n\n발리 관광산업의 급격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트페스티벌은 여전히 지역 행사의 색채가 짙다. 발리 여러 지역의 공연자, 예술가,공예가들이 회합하는 자리이자 각 지역 주민들의 응원을 바탕으로 경연을 펼치기도 하는 기회인 것이다. 외국인 여행자의 참여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한 이유로 발리 곳곳에서 여행자를 대상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문화공연이 비싼 티켓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는 반면, 발리 아트페스티벌의 공연은 여전히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비교적 상업화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것이다.\n\n사진 : Traditional Balinese dancers preparing themselves for performance © Eva RapoportYear2017Nation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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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르콘콜(Lkhon Khol)’2018년 긴급보호가 필요한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왓 스베이 안뎃의 르콘콜(Lkhon Khol Wat Svay Andet)’은 프놈펜에서 동쪽으로 10km 가량 떨어진 메콩 강변에 ‘왓 스베이 안뎃(Wat Svay Andet)’이라는 불교 사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 공동체가 연행하는 가면극이다.\n\n르콘 콜은 앙코르 시대(9~15세기)에 기원을 둔 캄보디아의 전통 가면극 공연으로, 전통 오케스트라와 멜로디 낭송과 함께 가면을 쓴 남성들만이 공연에 등장한다.\n\n‘원숭이 춤’으로도 알려진 르콘 콜은 주로 벼농사주기와 농업 공동체의 필요와 관련된 제의를 목적으로 크메르 새해 이후 1년에 한 번 의식적으로 공연된다. 특정 연극 공연은 라마야나(Ramayana)의 크메르 버전인 ‘리엄키(រាមកេរ្,តិ៍, Reamker) 로 공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토리텔러의 소개가 포함된다.\n\n르콘 콜은 여러 세대에 걸쳐 구두로 전승되어 왔다. 그러나 1970년부터 1984년까지 전쟁과 크메르 루주 정권으로 인해 전승이 거의 불가능했다. 또한 경제적 요인, 불충분한 자원, 공동체의 경제적 이주 등으로 인해 전승이 제한되어 긴급 보호 목록에 등재되었다.\n\n두 연극 그룹인 캄퐁 톰(Kampong Thom)과 미술부와 문화예술부의 국립극단이 르콘 콜 공연을 시작했다. 또한 연극공연은 캄보디아 예술대학교(University of Fine Arts)의 강의 계획의 일부이기도 하다.\n\n사진 1 : 르콘콜 © Ministry of Culture and Fine Arts of Cambodia, 2017\n사진 2 : 르콘콜 CCBYSA PPPOfficial\n사진 3 : 20세기 초 캄보디아의 르콘 콜 공연. 공개 도메인.Year2021NationCambo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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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달마할 고궁박물관 : 인도 바가드 지역의 문화유산 홍보 및 생태관광 활성화인도 라자스탄의 남서부지역에 위치한 도시인 던거퍼는 주민 대부분이 부족 공동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라자스탄 문화특화지역인 ‘바가드’로도 알려져 있다. 문화다양성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공존하는 바가드지역은 석조조각, 목각인형, 장난감 제조 등의 전통공예로 유명하다. 솜푸라와 티르가르의 지역공동체는 던거퍼에서 온 조상들로부터 공예기술을 배웠다. 따라서 솜푸라와 티르가르 장인들의 석조조각과 목공예품은 바가드 지역의 무형문화유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구름 궁전이라는 뜻의 바달마할 고궁과 주변 유적은 던거퍼 석조기술의 살아 있는 유산이다.\n\n던거퍼 시청은 부족과 시골의 생활방식, 빛나는 역사, 그리고 선명한 공예품을 보존하고 장려하기 위해 바달마할 고궁을 매우 독특한 문화전시관으로 조성했다. 바달마할 고궁박물관의 설계에는 문화유산 전문가 모니쉬 팔리왈, 무형문화유산 연구자 로케쉬 팔리왈과 디네쉬 코타리가 참여하였다.\n\n‘대자연 공원’을 비롯하여 야외 전시관의 주제는 ‘전통과 현대’이며, 솜푸라의 석조기술을 볼 수 있다. 전원적인 풍경에 둘러싸인 부족의 부엌과 사원의 모습은 지역공동체의 단순한 생활방식을 보여 준다. 박물관의 가장 높은 곳에는 왕실의 생활방식이 전시되고 있다. 여기에는 무기, 선박, 터번 및 도시에서 사용되는 여러 물품들이 포함된다.\n\n한달 평균 1천여명이 방문하는 고궁박물관과 주변 유적은 인도 라자스탄 남서부지역의 던거퍼 전통 건축과 석조 조각 기술의 살아있는 유산이며, 문화재이다. 방문객이 증가하면서, 고궁 박물관은 일상생활에서 전통유산이 더 큰 역할을 하게 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바가드 문화유산의 홍보와 생태관광의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바가드 예술과 공예품에 대한 가시성이 올라가면서 예술품이 시장에 노출되는 효과도 내고 있다.\n\n사진 : 바달마할 고궁박물관 전시 © 로케쉬 팔리왈Year2018NationIn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