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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아기의 성장의례 ‘투사우 케세르’오늘날, 삶의 주기와 관련된 국가적 전통과 관습 및 의례를 보호하고 대중화하는 것은 중요한 이슈다. 카자흐인은 생애주기에 따라 여러 의식을 거행해왔다. 투사우 케세르(Tusau Keser)도 이 같은 중요한 의식 가운데 하나다. \n\n투사우 케세르는 발목에 묶인 끈을 자른다는 의미로, 아이의 삶에서 새로운 단계가 시작됨을 상징한다. 즉, 아기가 걸음을 떼고 세상을 배울 나이가 됐다는 의미다. 카자흐인들은 이 의식을 치르지 않으면 아이가 자주 발을 헛디디고 불안정해진다고 믿는다. 이 의식은 아이가 점차 걷기 시작할 때 연행되는데, 주로 아이가 한 살이 되면 투사우 케세르가 열린다. 조상들은 이 의식을 치르지 않으면 아이의 미래가 어둡다고 믿어왔다. 이 의식을 통해 아이는 행복하고 운이 깃든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의식을 행하기 위해 부모는 잔치를 연다. 하루 전 친족과 친구, 지인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당일이 되면 초대받은 사람들은 선물과 샤수(shashu: 사탕 던짐)를 위한 사탕을 들고 찾아온다. 손님을 위한 축하음식 상차림(dastarkhan)이 차려지고 연회가 시작된다. 연회가 끝나면 투사우 케세르 의식을 시작한다.\n\n의식의 속성 \n의식을 위해 여러 밝은 색의 털실을 꼬아 만든 끈을 준비한다. ‘투사우(tusau)’는 이러한 발목끈을 말한다. 끈은 흰색, 초록색, 빨간색 3가지 색의 털실을 이용해 만들어지며, 각각 순수함, 건강·장수, 부를 상징한다. 또한 알라집(ala jip)이라고 하는 전통 끈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흰색과 검정색 실을 꼬아 만들어지는 끈으로, 철학과 현실, 선과 악, 빛과 어둠, 따뜻함과 차가움을 나타낸다. \n\n미신과 신앙\n의식에서는 아이가 자라서 흰 것과 검은 것을 구별할 줄 알고, 존경할 만한 시민이 되며 다른 이의 끈을 넘지 말라는 뜻으로 알라집을 아이의 다리에 둘러맨다. 일부 가정에서는 동물의 내장으로 만든 끈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아이가 자라서 부와 권위를 갖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미신은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또한 풀을 엮어 만든 끈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아이의 빠른 성장과 성숙을 기원하고 대가족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돼 있다. 그렇다면 아이의 다리에 묶인 끈은 누가 자를까? 우선, 부모가 선택한 사람이 자를 수 있다. 주로 자녀를 여럿 둔 활기찬 여성이 선택된다. 끈을 자르는 사람은 영리하고 열정적이며 주변으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조상들은 이러한 사람이 아이의 발목끈을 자르면, 그의 기운이 아이에게 전달된다고 믿었다. 선택된 사람은 끈과 칼을 준비해서 의식에 참여한다. 연회가 끝나면 모두가 집밖으로 나간다. 길에는 특별한 카페트가 깔려 있고, 아이를 이 위에 올려놓으면 선택된 자가 끈을 자른다. 이후 두 사람이 아이의 손을 잡고 일으키면, 사람들이 경건한 분위기에서 선물과 동전을 던진다. 일부 지역에서는 책, 거울, 채찍과 같은 특별한 물건을 카페트에 올려놓기도 한다. 그러면 아이가 이 물건 중 하나를 고른다. 만일 아이가 책을 선택하면 나중에 커서 과학자나 계몽가가 된다고 믿고 채찍을 고르면 용맹한 사람이 된다고 믿는다. 한편, 이 의식에서 끈을 자를 사람을 어린 소년들 중 빨리 걷기를 가장 잘하는 소년으로 정하기도 하는데, 이는 이 소년의 활기가 아이에게 전달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소년에게는 주로 썰매를 끄는 말이나 망아지를 선물로 제공한다.\n\n사진 : 카자흐스탄 아기의 성장의례 ‘투사우 케세르’ ⓒ 나짐 말리바예바Year2019NationKazakhs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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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자이언트 랜턴 축제천주교 전통을 가지고 있는 필리핀은 세계에서 크리스마스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래 기념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필리핀에서는 9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을 준비한다. 쇼핑몰과 가게들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진열하고, 가정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놓으며, 어디를 가든 크리스마스 노래가 들려온다.\n\n팜팡가 주에 위치한 산 페르난도는 필리핀의 ‘크리스마스 수도’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형형색색의 수공예 랜턴으로 유명한데, 이는 팜팡가의 크리스마스 전통 랜턴으로서 그 시작은 19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랜턴은 팜팡가의 토착어인 카팜팡간어 (Kapampangan)로 ‘파룰 삼페르난두(Parul Sampernandu)’, 또는 필리핀어로 ‘파롤(parol)’이라고 부른다. ‘파롤’은 랜턴이나 빛을 뜻하는 스페인어인 ‘파롤(farol)’에서 파생되었다. 이 랜턴은 베들레헴의 별을 상징하는데, 그래서 산 페르난도 랜턴은 대부분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천주교에서는 동방박사들이 베들레헴의 별에 이끌려 구유에 뉘인 아기예수를 발견했다고 믿는다.\n\n매년 12월 산 페르난도에서는 자이언트 랜턴 축제(Giant Lantern Festival, 카팜팡간어로 ‘Ligligan Parul’)가 열린다. 랜턴에 연결된 원통을 돌리면 원판에 달린 수천 개의 전구들이 크리스마스 음악에 맞춰 반짝이는데, 마치 거대한 별이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 대게 랜턴은6m에 달하며, 트럭에 설치하여 공중에 고정시킨다. 랜턴은 주로 폴리비닐 플라스틱 바탕에 수천 개의 전구와 카피즈(capiz) 조개껍데기 및 유리섬유를 고정하여 장식한다. 자이언트 랜턴 축제는 눈으로 즐기는 축제로, 밤이 되면 사람들이 빛과 소리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광경을 보기 위해 모여든다.\n\n또한 자이언트 랜턴 축제에서는 팜팡가 지역의 여러 부족들이 가장 아름다운 랜턴을 두고 경합을 벌이기도 한다. 주민들은 이 대회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정교한 모양의 랜턴을 만들기 위한 각자의 창의력과 지식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n\n산 페르난도의 랜턴 공예 전통은 필리핀 식민지 시절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다. 스페인은 지역 주민들이 성모 마리아를 기념하기 위해 랜턴을 들고 행진하도록 했다. 과거, 사람들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전에 루베나스(lubenas)라고 하는 9일 기도를 행하곤 했다. 이러한 종교적 전통이 발전하여 지금의 자이언트 랜턴 축제가 되었고,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선보이는 화려한 랜턴들은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n\n사진 : 2012 "Ligligan Parul" Giant Lantern Festival CCBYSA3.0 Ramon FVelasquez / WikiMediaYear2018NationPhilipp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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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출산에 관한 우즈베키스탄 문화와 전통중앙아시아인들의 가정과 일상적 의례에는 출산과 칠라(chilla, 출산 후 40일 기간)에 관한 관습과 의식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출산에 관한 의식과 전통은 고대 신화와 민간 신앙과 관련한 믿음을 통해 조상들로부터 후세대까지 대대로 지켜져 왔다.\n\n우즈베키스탄에서는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가족과 부모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출산 이후 행해지는 여러 관습과 이들이 믿는 민간 신앙에서 이 같은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n\n수유: 신생아에 대한 첫 수유는 특히 중요하게 여겨져, 이와 관련한 여러 풍습과 믿음이 있다. 산모는 갓 태어난 아기에게 초유를 먹이며, 이 초유는 아기에게 가장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다. 산모는 자신의 오른쪽 가슴으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데, 아기가 오른손잡이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모유가 많이 나오는 경우, 이 같은 행운이 오래 머물지 않을까 우려해 산모는 이를 발설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반대로 모유가 더 필요할 때에는 모유가 부족하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산모는 더러운 곳이나 가축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을 피해 수유한다.\n\n수유는 주로 아기 요람에서 진행되며, 산모는 시아버지나 시댁 남자 친척들이 있을 때에는 수유하지 않는다. 심지어 대낮에 다른 여성들 앞에서 수유를 위해 가슴을 드러내는 것도 금기시되는데, 그렇게 하면 모유가 줄어든다고 믿어서다.\n\n아잔: 우즈베키스탄의 출산에 관한 관습과 전통 중 하나로, 아기가 태어난 직후(또는 잠시 후) 아기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어르신들이 아기의 오른쪽 귀에 대고 ‘아잔'(azan, 이슬람교 예배 전 노래로 염불과 유사)을, 왼쪽 귀에 대고 ‘이까마'(Ikamah, 아잔과 비슷한 내용으로 예배 시작을 알리는 소리)를 읊조리는 의식이 있다. 아기가 태어나 처음으로 듣는 말이 신성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잔’은 아기의 아버지나 할아버지 또는 무슬림 신도가 읊을 수 있다. 이 의식에서 아기의 이름도 오른쪽 귀에 들려주는데, ‘아잔’을 들은 아기가 비로소 청각을 갖게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n\n베쉭토이: 아이가 태어나면 치러지는 베쉭토이(beshik to’y)라고 하는 아름다운 의식도 있다. ‘베쉭토이’는 아기를 처음으로 요람에 눕힌다는 뜻이다. 이 의식은 주로 출생 후 7일, 9일, 11일 또는 40일째 되는 날 행해진다. 이날, 산모의 친척들은 장식이 달린 요람(beshik)과 함께 아기를 위한 전통 케이크와 사탕, 여러 장난감을 가져온다. 선물은 모두 잔치용 식탁보(dastarkhan)로 둘러싸진다. 이 의식은 여성만을 위한 것으로, 남성은 참석할 수 없다.\n\n의식은 전통악기(카르나이, 수르나이, 북) 연주로 시작되고, 손님들은 잔칫상 앞에서 서로를 축하해준다. 다른 방에서 산모는 친지들에게 둘러싸여 아기를 처음으로 포대기에 싸서 요람에 눕히는 의식을 진행한다. 아기를 요람에 두기 전, 아기의 베개 밑에 칼(용맹을 기원함)과 빵 한 조각(평생 먹을 것이 있기를 기원함)을 넣어둔다. 또한 산모가 아기를 돌보는 동안 산모에게 주변사람들이 빵을 주면, 그 자리에 있는 어린아이들이 이 빵을 가져가고 빵과 함께 요람 주위에 늘어놓은 여러 사탕들을 이 아이들이 먹는데, 이런 행위는 아기의 삶이 달콤하고 풍요롭기를 바라는 의미를 지닌다.\n\n아키카(aqiqa): 출산에 대해 신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것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중요한 전통이다. 사람들은 감사의 뜻으로 되도록이면 양을 제물로 바치려고 한다. 하디스(hadith,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담은 전승록)에 언급돼 있듯이, 희생 제의는 출산 후 일곱 번째 날에 치르는 것이 가장 좋다. 양 고기의 일부는 양을 바친 부모가 사용하고, 일부는 자선으로 베풀고, 나머지는 친지들이 나눠 갖는다.\n\n이발: 순나(Sunnah, 무함마드가 남긴 규범)에서는, 같은 날인 생후 일곱 번째 날에 아기의 머리카락을 삭발하도록 하고 있다. 이어 잘라낸 머리카락의 무게를 재고, 그 무게만큼 은제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해야 한다. 삭발을 하면 아기의 머리카락과 두피가 건강해지고 시각·후각·청각이 발달한다고 여겨진다. 기부행위(sadaqah)를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은 무슬림들의 사회적 연대를 잘 보여준다.\n\n위와 같은 모든 의식과 전통은 아기가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믿어진다.\n\n사진 1 : 출산과 관련한 우즈베키스탄 전통 ⓒ Nosirbek Yusupov\n사진 2 : 출산과 관련한 우즈베키스탄 전통 ⓒ Nosirbek Yusupov\n사진 3 : 출산과 관련한 우즈베키스탄 전통 ⓒ Nosirbek YusupovYear2019NationUzbekis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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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형문화유산에 나타난 여신의 성격다신교인 한국의 무속이나 민간신앙에는 여신이 많다. 아기에게 생명을 주는 삼신은 할머니신이다. 삼신할머니는 아기가 무사히 태어나고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바람의 신은 영등할머니이다. 며느리에게 못되게 구는 영등할머니이다. 며느리에게 못되게 구는 영등할머니는 제멋대로 부는 바람의 변덕스런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 산신은 남성 위주의 사회가 되면서 남신으로 바뀌었지만 원래는 여신이었다. 어미산, 할미산의 명칭이 아직 남아있다. 수신 역시 용궁아기씨라고 부르는 여신이다. 제주도 신화에 의하면 선문대 할망이라는 여신이 제주도를 만들었다고 하니 제주도의 창세신도 여자인 셈이다. 생명의 주체로서 여신을 숭상한 것을 알 수 있다.Year2009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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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의 전통적인 출산과 탄생 의례갓난아기의 탄생은 특히 신혼부부들에게는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전통적인 피지 사회에서는 결혼한 여성이 임신을 하면 남편과 그의 친족들은 우비(얌), 달로(뿌리채소), 토란 등의 뿌리 채소를 심고 우리에 돼지를 기른다. 또한 부부의 출산을 앞두고 양가(兩家)의 어머니들은 새 돗자리를 짜기 시작한다.\n\n피지에 병원이 생기기 이전에는 전통 조산사인 부니칼루(Vunikalou) 들을 통해 출산이 이루어졌다. 이들은 출산에 대한 지식, 임신 기간과 임신 후 산모에게 투여할 탕약 등 다양한 지식도 지니고 있었다.\n\n부족의 여성 장로들은 빨래, 요리, 침실 관리 등 산모에게 필요한 일손에 도움을 준다. 전통적인 피지 주택은 방이 따로 없기 때문에 수면 공간은 거대한 전통 직물인 ‘타우나무(taunamu)’ 또는 타파(tapa)로 가벽을 만들어 구분한다. 산모와 갓난아기는 출산 후 나흘째 밤이 끝날 때까지 이 가벽 뒤에서 밖으로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전통이 있다. 남성들은 나흘째가 될 때까지 산모와 갓난아기가 있는 집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된다. 이 규칙을 어길 시 여성 장로들로부터 ‘오레(Ore)’라고 칭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기의 아빠와 젊은 남성들은 신생아 출산에 대한 그들의 애정과 자부심의 간접적인 표현으로 의도적으로 종종 규칙을 위반하곤 한다. 규칙을 위반한 남성들은 하루 종일 시간을 들여 생선이나 달로, 과일, 바칼롤로(캐러멜화한 코코넛 밀크와 함께 간 녹말), 담배 등의 선물을 준비하면서 벌칙을 대신한다.\n\n아기가 태어나면 부계의 친척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아기의 모계 친척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고래 이빨을 함께 건넨다.\n\n아기가 태어나고 첫 나흘 동안, 아기 부모의 친족들은 생(生) 달로, 갓 짠 아기 돗자리, 기름, 빗자루, 타파 직물 등을 선물한다. 달로를 전달하는 것을 드레크바(Drekba) 라고 부른다. 삶은 달로 줄기는 젖을 돌게 한다고 믿어 산모들이 주로 먹는 음식이다.\n\n돗자리는 집안에서 산모를 돕는 여성 장로들을 위한 선물이다. 이러한 선물 전달 행사를 로코로코(Roqoroqo)라고 부르는데 ‘운반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여성들이 도착했을 때(여전히 남성들은 집 안에 들어올 수 없지만 벌칙을 받기 위해 규칙을 어기고 들어옴) 그들은 메케와 민요를 부른다. 집안에서 시중을 드는 장로들이 로코로코 파티를 즐기며 출산과 탄생의 기쁨을 나눈다. 잔치를 통해 이 기간을 시끌벅적하게 보내는 배경에는 갓난아기에게 영적, 심적으로 대가족이 기다리고 있으며 양육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함이다. 이것이 로코로코의 참된 의미이다. 신생아는 영적·육체적으로 온갖 나쁜 공기와 악의에 여전히 취약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생후 넷째 날 밤 이후까지 안거나 입을 맞출 수 없다. 넷째 날, 아기의 부계 친척들은 온 마을이 즐길 수 있는 바카투누드라(Vakatunudra, 피를 덥힌다는 의미) 라고 불리는 잔치를 준비한다.\n\n산모가 회복될 동안 산모를 돕는 여성 장로들은 돌아가며 신생아를 안아 돌본다. 그러다 아기의 탯줄이 떨어질 때 아기를 돌보던 사람이 바로 네 번의 밤 잔치를 베풀게 된다. 이 역할은 각 여성 장로들이 그들의 애정과 연대감을 보여주기 위해 경쟁을 한다.\n\n오늘날 로코로코와 같은 피지의 출산과 탄생 의식은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현재 아기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태어나고 의례를 통한 친족간의 유대감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생아의 가족들을 방문하고 아기와 산모 모두를 위한 현대적인 선물을 주고받는다.\n\n사진 1 : 갓 태어난 아기를 찾아온 마을 여성들이 산모(왼쪽)와 가족들에게 전통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 이타우케언어문화연구소\n사진 2 : 피지 타일레부 베라타 쿠미 마을에서 전통적인 베이비 샤워를 위해 달로 식물을 나르고 있는 남성들 © 이타우케언어문화연구소\n사진 3 : 어머니의 모유 생산 향상을 위해 끓일 수 있도록 손질된 녹색 달로 줄기 © 이타우케언어문화연구소Year2022NationFi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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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는 연등회지난 4월 15일 보건복지부는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의 모든 조치를 약 2년 1개월 만의 해제됨을 밝혔다. 이에 올해부터는 많은 것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상화될 예정이며 축제나 행사 또한 부활하는 분위기다.\n\n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연등회 또한 원래 매해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 8일) 전부터 진행되는 행사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에는 정상적인 개최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연등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행사를 주관하는 연등회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올해는 정상적으로 행사를 개최할 것임을 밝혔다. 서울 조계사를 기준으로 올해 4월 5일부터 행사가 시작되었고 부처님오신날(올해 5월 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n\n연등회란 “석가모니의 탄생일에 불을 켜고 복을 비는 의식으로 신라 때 비롯되어, 고려 태조 때에는 정월 대보름날에 행하여지다가 현종 1년(1010)에 이월 보름날로 바뀌었다.”1.라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명시되어있다. 연등회는 남북국시대부터 고려 시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래 연등회는 궁중과 서민 모두를 아우르는 중요한 문화행사였다. 역사적으로는 국가 행사로 치렀던 고려의 연등회가 사회적 기능이 가장 컸었고, 유교 국가였던 조선시대에서도 서민의 중요한 문화행사이자 축제로서 기능했다. 불교국가였던 신라와 고려의 것은 국가적·종교적 색채가 짙었다면, 유교 국가였던 조선의 것은 종교적 행사라는 측면보다 민간의 큰 행사라는 색채가 강해졌다. 오늘날에도 연등 행사는 대중들의 중요한 문화행사로 자리 잡아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시민의 축제가 되었다.2. 행사는 크게 아기 부처상을 목욕시키는 관불 의식, 연등 행렬, 법회 등으로 구성 되어있다.\n\n2020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이름을 올린 ‘연등회, 한국의 등 축제’에 대해 유네스코에서 밝힌 무형문화유산적 가치는 다음과 같다.\n\n“연등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평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참가하는 축제다. 특히 연등 축제에서는 여성과 아동의 적극적인 참여가 두드러진다. 오랫동안 가부장 문화가 한국 사회에 강하게 자리 잡았지만, 연등회는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을 고양 시키는 기회로 작용한다. 전통적으로 젊은이들에게 있어 연등회는 다양한 연등의 모양과 색상을 실험하며 그들의 창의성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연등회는 사회 통합에 기여한다. 등 축제는 일반적으로 즐거움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장이 되기도 하지만 사회적 역경이 닥친 시기에는 사회를 통합하고 사람들이 당면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14년 비극적인 세월호 사고로 온 나라가 충격을 받고 비탄에 잠겼을 때 미리 계획되었던 연등회 행사가 모두 취소되고 다음과 같은 새로운 주제가 발표되었다. “슬픔을 나누고 희망을 모아요.” 이는 연등회가 사회의 관심이나 시대의 정서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연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3.\n\n오늘날까지 전승되어온 연등회는 종교적 의미를 넘어 오랜 시간 동안 대중들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해온 소중한 행사가 되었다. 지난 2020년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다. 3년 만에 거리에 다시 등이 걸렸다. 2022년 봄에도 아직 걷히지 않은 코로나19의 어둠 속에서 처음 맞이하는 연등회 행사의 의미는 그래서 더 특별하다. 시대의 정서와 생명의 가치를 밝혀온 연등회가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위안과 희망의 빛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n\nnote \n1.\t⇑\t표준국어대사전 https://stdict.korean.go.kr/\n2.\t⇑\t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https://www.heritage.go.kr/\n3.\t⇑\t유네스코와 유산 https://heritage.unesco.or.kr/\n\n사진 1 : 2022년 연등회 © Republic of Korea, CC BY-SA 2.0, 변경사항: 사이즈, 레벨\n사진 2 : 연등회 행렬 사진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공공누리 1유형\n사진 3 : 2001년 연등회 © Pravin Premkumar, CC BY 2.0, 변경사항: 사이즈, 명도Year2022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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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의 상징 전통 바카우루아 깔개판다누스 잎은 태평양 전역에서 깔개와 다양한 공예품들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다. 여러 종의 판다누스 잎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곳에 사용되어 왔다. 판다누스 중에서도 피지에서는 발라와 종(Balawa, P. dooratissumus)이 크고 거친 깔개를 만드는데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리 자주 사용되지는 않는다. 드라우드레카 종(P. whitmeanus)의 잎을 사용할 때도 있다. 드라우드레카 종의 잎은 보통 보이보이(P. caricosus)종 보다 더 진한 갈색 섬유를 생산할 수 있다.\n\n피지의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보이보이 종을 거의 유일하게 재배한다. 각 마을마다 보이보이를 심고 경작하는 지역이 있다. 대부분의 채소 작물과 카바는 마을에서 떨어진 구릉지에서 재배되지만, 보이보이의 경우 바로 마을 근처에 경작한다. 그 이유는 단지 수확의 편리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얌 한 소쿠리나 한 봉지 보다는 보이보이 잎 한 다발을 운반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다. 마을이 위치한 해안가에 존재하는 더 가볍고 모래가 많이 섞인 토양과 관련이 있는데, 이 흙이 보이보이를 경작하는데 적합하다고 한다. 보이보이는 뿌리가 젖는 것은 싫어하지만 많은 물을 좋아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n\n피지 전역에는 부족의 족장이나 지리를 상징하는 다양한 전통 깔개가 있다. 이 전통 깔개는 전통적으로 족장만을 위한 선물이나 가보로 여겨졌으며 무역과 사회 활동에서 많은 가치를 지녔다.\n오늘날 피지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베’라고 불리며, 아기매트에서 부터 거실 사이즈까지 그 크기가 다양하고 크기에 따라 이름도 다양하다. 깔개를 엮은 문양 역시 매우 다양하다. 이 문양들은 전통 방식으로 염색한 검은색 보이보이로 짜여지며 문양에 따라 깔개의 이름도 바뀐다.\n\n그러한 상징적인 깔개 중 하나는 ‘이베 바카우루아’이다. ‘바카우루아’라는 단어는 보내는 것을 의미하는 ‘바카우(vakau)’와 두 개를 의미하는 ‘루아(rua)’라는 두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이베 바카우루아는 피지의 로미비티 주에 있는 나라이 섬의 상징이다. 피지의 다른 깔개들과는 달리, 이베 바카우루아의 판다누스 잎은 이중으로 되어 있고 밑면이 없는 방식으로 짜여져 있다. 다른 모든 깔개들은 앉기 위한 윗면과 바닥을 향한 아랫면이 있다.\n\n이베 바카우루아의 디자인은 두 어린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으로 부터 탄생됐다. 오래 전 나라이 섬에서 온 사절단이 나라이의 추장이 될 왕자를 보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그 지역의 군벌에 접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군벌의 우두머리는 이에 동의하고 그의 장남 부카타타노를 훈련시켜 나라이 섬의 우두머리가 되도록 했다. 차남이자 어린 아들인 라부라부 역시 그의 형과 동행할 것을 요청하여 형을 따랐다.\n\n전통적으로 부족민들은 군벌의 명령에 따라야만 했다. 두 왕자의 어머니는 전통을 거스르지 못하고 순순히 따랐지만 어머니만이 아는 자녀와 헤어지는 무거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의 애정은 이베 바카우루아의 디자인과 창조로 이어졌다. 어머니의 애정과 어린 두 왕자가 나라이 섬에서 대표단과 함께 돌아올 것을 염원하며 보낸 것을 영원히 기념하는 깔개의 이름이 지어졌다.\n\n오늘날 나라이 섬의 여성들은 이베 바카우루아를 만들지 않는다. 섬에서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왕자의 친가에서 임관이나 전통적인 국가 행사가 있을 때, 여성들은 답례품으로, 그리고 두 최고 통치국 사이의 오래된 관계를 상기시키는 전통적인 의미로 이베 바카우루아를 엮는다.\n\n사진 1: 최고 권위자만 앉을 수 있도록 짠 이베 바카우루아 © 이타우케문화언어연구소\n사진 2: 새롭게 짜여진 세 개의 이베 바카우로는 가장자리를 따라 전통적인 빨간색과 검은색 장식을 보여준다 © 이타우케문화언어연구소Year2022NationFi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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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의 전통 가면춤스리랑카에는 다양한 종류의 전통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 언덕 마을(Uda Raṭa Nétum)의 칸디안(Kandyan) 춤, 남부의 아랫 마을(Pahata Raṭa Nétum)의 춤, 중부의 사바라가무바 (Sabaragamuva Néṭum)의 춤, 세가지 춤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세 가지 고전적인 춤 형식은 독특한 춤사위, 동작, 의상 및 악기와 같은 의례적인 정체성과 함께 세대를 통해 전승된다. 가면춤이라는 맥락에서 볼 때, 이는 매우 의례적이면서 다양한 악마에게 제의적 제물을 바치기 위해 행해지는 아랫마을 형식과 더 관련이 있다. 무용수들이 영혼의 상징적 특징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 가면을 쓰기 때문에 서양인들은 “악마 춤”이라고도 부른다.Year2020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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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가눔 하르말라의 치유력페가눔 하르말라(Peganum harmala L.)는 남가새자이고필라세이아(Zygophyllaceae)과 식물이다. 중국 서부와 메나(MENA)지역 사이 광활한 건조 혹은 반건조 기후 지역에 자생하며 동유럽, 지중해 연안 그리고 코카서스 지역에도 분포한다. 이 식물은 키가 30~100 센티미터까지 자라는 다년생으로 뿌리가 지면을 따라 퍼지며 약 5~6 미터 깊이까지 뻗어 내려가 건조한 토양에 잘 적응한다. 하얀 색 꽃이 피는데 꽃이 지면 50여 개의 검은색 씨가 들어있는 세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포자낭 모양 열매가 열린다.Year2020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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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유대와 시련: 공동체 및 바다인으로 살기전통적인 해안 공동체는 해양지식을 이용해 조간대 해안, 맹그로브, 갯벌, 해안림, 산호초 등 다양한 생태학적 지위를 점하는 자원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태국어로 ‘바다인’을 의미하는 차오라이(Chao Lay), 즉 태국의 바다 유목민들은 섬과 해안지역에 일시적인 거주지를 만들어 살아왔던 토착민들이다. 태국 남부 지역에서 총 43개의 촌락을 이루고 있는 모켄족(Moken), 모클렌족(Moklen), 우락라워이족(Urak Rawoi)은 수 세기 동안 바다와 숲을 현명하게 활용했던 해양 무형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차오라이는 “물을 보고 바람을 알고, 하늘을 보고 별을 기억하는” 위대한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Kuain 2008). 지금도 일부 공동체에서는 해양지식과 기술이 여전히 중요하게 남아있다. 본 연구에서 살펴볼 사례는 태국 남부 푸켓 주의 라와이 해안 공동체이다. 차오라이의 두 부족인 우락라워이족과 모켄족은 수백 년 전부터 이 지역을 거주지로 선택했는데, 해안 근처의 얕은 물과 인근의 산호초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곳이 양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만(灣)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지역은 거주지로서뿐만 아니라 땅과 바다의 풍부한 자원 덕분에 수렵과 어업에도 매우 적합했다. 거주지 선택에 관한 지식은 매우 중요하며, 섬과 해안에 있는 차오라이 마을 대부분은 바람과 태풍으로부터 보호받는 만이나 해안에 위치해 있다. 담수는 주변에서 샘, 냇물, 연못의 형태로 쉽게 발견된다.Year2020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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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샤먼유산의 보호 현황 및 전승 과제이번 연구의 목적은 터키 샤먼유산 보호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터키인의 고대 종교와 세계관의 관점을 봤을 때 터키인은 샤먼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카자흐 족, 위구르 족, 우즈베크 족, 투르크멘 족, 알타이 족, 투바 족, 사하 족, 기타 다른 터키 부족 등이 터키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터키인의 대다수는 지난 1,500년 동안 오늘날 몽골 중심지에서 에게 해와 발칸반도를 건너 이주해온 사람들이다. 지난 1,500년의 이민 역사와 더불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이들이 마니교, 불교, 기독교, 유대교 등의 다양한 종교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다양한 종교를 믿으며 넓은 지역에 퍼져 살았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이 생각이지만, 이들은 현지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오히려 다른 공동체를 동화시켰다.Year2013NationTur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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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를 통해 부활하는 고대의 길찾기 지식타우마코 항해술에는 바람의 위치에 기반한 체계적인 길찾기 모델, 지금껏 다른 전통문화에서는 알려진 바 없는 복잡한 너울 패턴, 기상 조절, 육지의 방향과 거리를 보여주는 고대의 등대 등이 포함된다. 본고에서 필자는 고대 항해술의 전승을 통해 문화적 성취가 촉진되며 기초기술 단계에 숙달되고 여러 섬들 간의 협력관계가 재정립되는 순간 복원력과 지속 가능성이 증대될 수 있다는 견해를 개진한다.Year2018NationSou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