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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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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정부간위원회 특집 자연의 섬 ‘제주’와 ‘제주인’의 지혜제주도를 처음 온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것이 있다. 바로 검은 돌이다. 제주는 화산섬으로 온통 돌투성이다. 화산이 분출하면서 내뿜은 화산탄들이 흩어져 제주의 모든 땅들을 뒤덮고 있다. 지금도 밭에 가면 흔하게 돌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농사를 짓기가 어렵다. 하지만 13세기부터 제주 사람들은 밭에 흩어진 쓸모없는 돌들을 모아 밭의 경계에 돌담을 두르고 경작지를 확보하였다. 현재 그 길이가 22,100Km에 이른다.\n\n이 돌들은 얼기설기 쌓여 있어 대충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는 제주인의 지혜가 숨어있다. 그 열쇠는 바로 바람이다. 제주는 여름에 불어오는 태풍은 물론이고 4계절 내내 강한 바람이 분다. 빈틈 없이 촘촘히 돌담을 쌓는다면 제주 사람들은 매일 들에 나가 넘어진 돌을 다시 쌓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구멍이 난 울퉁불퉁한 제주의 돌담은 바람의 힘을 떨어뜨리고 통과시킨다. 삶에서 얻은 지혜이다.\n\n제주의 옛 이름은 ‘탐라’이다. 탐라의 시작과 관련된 이야기로는 땅에서 솟아난 세 신인(神人)이 탐라를 건국했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이곳은 성스럽게 여겨져 ‘삼성혈’이라 불린다. 이는 한국 본토의 고대 건국신화가 하늘에서 알로 태어난 것과는 달리 땅에서 솟아난 것으로 문화적 원형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n\n제주도에는 1만8천의 신이 있다. 제주도민들은 세상 모든 것에 신이 있다고 믿는다. 그 믿음은 제주의 거친 자연환경에서 비롯된다. 쉴 새 없이 불어오는 거친 바람과 물이 고이지 않는 척박한 화산 땅은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나 힘든 환경이었다. 그래도 살아야 했던 제주도민들은 거친 자연환경에 순응하며 살기 위해 신을 찾았던 것이다.\n\n제주의 마을에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신들의 거처인 ‘본향당’들이 있다. 이곳엔 ‘심방’이라 불리는 무당이 있다. 이들은 제주민들을 신과 연결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거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던 해녀들과 어부들을 위해 음력 2월 영등굿이 진행된다. 영등신은 바람의 신으로 파도를 일으키기 때문에 해녀들과 어부들에겐 바다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 신이다.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칠머리당 영등굿’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제주도에서는 이 기간 동안 30여 곳에서 바다의 신을 위한 의례를 펼친다.\n\n제주에는 여신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다. 이들은 다른 나라의 여신과 달리 남신들에게 기대거나 속박되지 않는다. 거대한 거인으로 치마폭에 흙을 날라 제주 섬을 만들었다는 ‘설문대할망’, 생명을 잉태시키는 ‘삼승할망’, 농업을 관장하는 ‘자청비’ 등 주체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제주여성들의 모습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유교의 영향으로 동아시아에 나타나는 남자 중심의 사회와는 달리 제주도의 여성들은 자존감이 매우 높다. 경제활동도 한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n\n그 대표적인 것이 제주해녀이다. 작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개최된 11차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대표목록으로 등재된 ‘제주해녀문화’는 역사적으로 이어져온 여성 중심의 사회를 통해 나타난 것이다. 화산섬으로 물이 고이지 않아 벼농사를 짓지 못하는 제주도에서 땅이 아닌 바다에서 먹을거리를 찾아야 했던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해녀가 되었으며 혼자가 아닌 다 같이 살아가는 법을 익혔다.\n\n제주의 자연은 척박하며 사람이 살아가기엔 모자란 땅이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이를 이용하여 살아왔다. 그 곳엔 1만8천의 신들이 있고 이웃이 있다. 이것이 제주문화를 지금까지 이어온 힘이다.\n\n사진 : Jeju haenyeo (female divers) crossing low stone walls to get to the sea © Jeju Haenyeo MuseumYear2017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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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빚기’ 국가무형문화재 지정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목록에 한국 전통주 막걸리와 그와 관련된 문화를 새로이 등재했다. 등재에는 유백색의 가벼운 발포성 막걸리를 빚는 기술과 막걸리의 나눔과 관련된 문화적 관습을 통합하여 포함하고 있다. 막걸리는 쌀밥을 짓고 물과 누룩(이스트와 천연 효모가 함유된 발효제)에 섞어 발효시켜 며칠 뒤 이를 체에 걸러 끓이는 방식이다. 막걸리에서 ‘막’은 ‘지금’, ‘바로 그 때’, 걸리는 ‘걸러내다’는 의미이다. 순 우리말 단어일 뿐만 아니라 이름 자체가 음료를 만드는 방법과 그 특성을 드러낸다.\n\n막걸리는 쌀 등 곡물로 빚은 술로, 한반도에 농경이 도입된 것과 관련하여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삼국시대의 역사서에 오늘날의 막걸리로 추정되는 미온, 지주, 료예와 같은 용어가 등장한다. 백주와 막걸리를 의미하는 용어는 동국이상국집 등의 고려시대 문학에도 등장한다. 춘향전, 광재물보(백과사전) 등 조선시대의 책에는 ‘목걸리’나 막걸리에 대해 언급된다. 규합총서, 음식디미방 등 조선시대 요리책에는 막걸리처럼 탁주로 먹었을 술 레시피가 담겨있다.\n\n막걸리는 쌀과 누룩만 있으면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그 결과, 가격이 저렴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애환을 달래는 대표적인 술로 자리잡았다. 막걸리는 노동의 계절 내내 농민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한국의 소작농들은 “같은 일당이면 가장 맛있는 막걸리를 제공하는 집의 일손을 돕겠다”고 말하곤 했다.\n\n막걸리는 제사, 축하, 애도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이기도 했다. 막걸리를 제주로 사용하는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유백색 막걸리는 건물의 준공, 신차 구입, 개업 등을 기념하는 많은 현대식 행사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n\n요컨대 막걸리를 빚고 나누는 전통은 위와 같은 이유로 국가무형문화재 목록에 등재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 역사성은 문서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으며 역사, 식품과학, 민속연구와 같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흥미로운 연구 주제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광범위한 농가의 노래, 민담, 문학작품과의 연관성도 찾아볼 수 있다.\n\n막걸리의 등재와 배경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의 링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n\n출처: http://english.cha.go.kr/cop/bbs/selectBoardArticle.do?nttId=79559&bbsId=BBSMSTR_1200&pageIndex=1&pageUnit=10&searchCnd=&searchWrd=&c\n\n사진 : 막걸리. 공개 도메인.Year2021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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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의 숨비소리길, 삶, 신앙“숨비소리는 고통의 소리이자 생명의 소리입니다.” 평생을 해녀로 살았던,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제주 토박이인 김윤복씨가 한 이야기다.\n\n‘호오이 호오이~’. 숨비소리는 깊게는 수심 20미터까지 해녀들이 물질을 하며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토해내는 소리다. 김씨는 어린 시절 물질과 밭일로 바빴던 어머니를 위해 새벽 도시락 배달을 하러 불턱을 찾곤 했다고 한다.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을 하러 옷을 갈아입거나 물질이 끝난 후 불을 피워 몸을 녹이며 정보를 교환하고 가정 대소사를 나누던 곳으로, 바닷가에 돌담을 쌓아 만든 작은 생활문화 공간이다. 그곳에서 어린 김씨는 어머니가 구워준 미역귀를 아주 달게 먹었다고 한다. “새벽 일찍 불턱으로 가는 길이 그때는 그렇게 귀찮았는데, 지금은 한 없이 그리워집니다.”\n\n지난 5월 25일 제주해녀박물관이 기획한 ‘해녀를 따라 걷다’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푸르고 투명한 너른 바다, 청명한 하늘이 제주를 걷는 발걸음을 더욱 경쾌하게 했다. 필자를 비롯한 참가자 20여명은 제주에서 해녀 수가 280명으로 가장 많다는 세화리의 트레킹 코스인 ‘숨비소리길’을 김씨를 따라 한 시간 반 가량 걸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한창 자란 우뭇가사리와 이를 캐서 땅 위에 말리고 있는 모습, 해녀와 어부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바닷가에 지어진 신당, 땅 속으로 스며든 빗물이 해안가에 솟아올라 마을 식수원이 되는 ‘용천수’, 화산활동으로 지천에 깔린 현무암 돌을 쌓아 밭의 경계를 만든 밭담, 그리고 불턱을 만났다.\n\n'숨비소리길’은 해녀의 삶을 오롯이 보여주는 길이었다. 해녀들은 5월까지 우뭇가사리, 미역을 비롯해 각종 해산물을 채취하다가도, 6월부터는 산란철을 맞은 소라나 전복 등을 캐지 않는 금채기에 들어간다. 그렇다고 해녀들이 일손을 놓는 일은 극히 드물다. 물질뿐 아니라, 밭일까지 도맡은 해녀들은 8월까지 금채기 동안 당근, 감자, 무 등을 파종하고 겨울부터 봄까지 수확한다.\n\n현재 제주 전역에는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신당이 75곳, 불턱이 35곳 남아 있다. 1700년대에는 당 500곳과 절 500곳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해녀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그 수(현재 4300명)도 많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해녀 삶의 터전인 바다도 예전 같지 않다. 육지 사람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바다 환경의 변화를 제주 토박이들은 이미 감지하고 있다. 김씨는 “1940~50년대만 해도 바닷가에서 소라와 물고기를 만나는 일은 아주 흔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말했다.\n\n한편, 수백 년 역사를 지닌 제주 해녀문화는 독특한 공동체적 생활방식과 생태주의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이후 해녀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나 프로그램들도 늘어나고 있다. 해녀들은 일터이자 삶터인 바다 생태를 거스르지 않고, 그 안에서 무사히 물질 할 수 있도록 소원하며, 끈끈한 연대를 형성해 왔다. 이런 해녀 문화를 보호하고 그 속에 담긴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제주에는 해녀의 조업활동, 생활모습 그리고 전통적으로 이어온 무속신앙을 엿볼 수 있는 사진전과 예술전시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n\n사진 1 : 제주 산지천갤러리에서 전시된 해녀 잠수굿 관련 고(故) 김수남 작가의 사진들 ⓒ 오진희\n사진 2 : 제주 세화리 해변의 불턱 ⓒ 오진희Year2019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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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목축문화 불놓기 승화 ‘제주들불축제’제주는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농가마다 보통 2~3마리의 소를 기르며 주 노동력인 소를 이용하여 밭을 경작하고, 수확한 농산물을 밭에서 집으로 또는 시장으로 운반했다. 또 농한기에는 마을마다 양축 농가들이 윤번제로 서로 돌아가며 중산간 초지를 찾아 다니며 방목을 관리하던 풍습이 있었다. 이 때 중산간 초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 별로 늦겨울에서 경칩에 이르는 기간에 목야지에 불을 놓아 양질의 새 풀이 돋아나도록 불놓기를 했다. 불놓기를 하는 기간 동안 제주의 중산간 일대는 마치 들불이 난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로 장관을 이뤘다. 이러한 제주선인들의 옛 목축문화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승화 발전시킨 축제가 제주들불축제다.\n\n제주들불축제가 오는 3월 7일부터 10일까지 제주시청 광장과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 들어 22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들불, 꿈을 싣고 세계를 밝히다’이다.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삼성혈에서 들불불씨 채화제례를 시작으로 들불축제에 방문한 교류도시 사절단의 문화공연과 미디어아트 퍼포먼스가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제주 고유의 목축문화를 대표하는 의례인 마조제 봉행, 제주식 윷놀이인 넉둥베기와 제주 전통 성년의식 듬돌들기 등 전통문화경연, 제주들불축제 발전방안 포럼 등이 예정돼 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링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n\n사진 : 제주들불축제 ⓒ제주시Year2019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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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형문화유산에 나타난 여신의 성격다신교인 한국의 무속이나 민간신앙에는 여신이 많다. 아기에게 생명을 주는 삼신은 할머니신이다. 삼신할머니는 아기가 무사히 태어나고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바람의 신은 영등할머니이다. 며느리에게 못되게 구는 영등할머니이다. 며느리에게 못되게 구는 영등할머니는 제멋대로 부는 바람의 변덕스런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 산신은 남성 위주의 사회가 되면서 남신으로 바뀌었지만 원래는 여신이었다. 어미산, 할미산의 명칭이 아직 남아있다. 수신 역시 용궁아기씨라고 부르는 여신이다. 제주도 신화에 의하면 선문대 할망이라는 여신이 제주도를 만들었다고 하니 제주도의 창세신도 여자인 셈이다. 생명의 주체로서 여신을 숭상한 것을 알 수 있다.Year2009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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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정부간위원회 특집#2 제주의 세계자연유산제주도는 약 180만 년 전부터 수천 년 전까지 활발한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화산섬이다. 섬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독특하고 다양한 화산 지형이 잘 발달해 있을 뿐만 아니라 한라산을 중심으로 2,000여 종의 식물과 5,00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 자원의 보고이다. 이는 제주가 가진 최고의 환경 자산으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 그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앞으로 인류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세계인의 보물섬으로 그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n\n유네스코(UNESCO)는 인류 전체를 위해 보전해 나가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가진 곳을 세계유산(World Heritage)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다. 제주도는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Jeju Volcanic Island and Lava Tubes)’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제주도의 경우 4가지의 등재기준(경관, 지질, 생물 다양성, 생태적 가치) 가운데 탁월한 경관적 가치(등재기준 ⅶ)와 지질학적 가치(등재기준 ⅷ)를 인정받았 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의 총 면적은 188.45km2(핵심지역 94.75km2, 완충지역 93.70km2)로 제주 전체 면적의 약 10%에 해당한다. 핵심 지역에는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포함되어 있다.\n\n한라산\n제주의 상징인 한라산은 완만한 경사를 지닌 순상화산(Shield vocano)체의 중심으로, 높이는 1,950m이며 1966년에 천연기념물(제182호), 197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한라산 정상부에는 백록담 분화구가 있으며, 영실기암의 가파른 암석과 주상절리, 수십 개의 소규모 화산체(오름), 용암동굴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한라산은 높은 고도에 따라 다양한 식생들이 분포하는데,, 특히 해발 1,400m 이상의 지역에 형성된 구상나무림은 세계 유일의 순림(한 가지 수종으로 구성된 산림)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n\n성산일출봉\n성산일출봉은 약 5,000년 전 지하에서 상승한 마그마가 바닷물과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하여 만들어진 전형적인 응회구(Tuff cone)이다. 높이는 약 180m이며 분화구의 직경은 약 600m로 분출 후 수 천년 동안 파도와 바람에 의해 침식되어 지금의 왕관모양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안 절벽을 따라 수성화산(수중폭발화산)체의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어 학술적으로 수성화산체의 형성과정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장소이다. 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영주 10경 중 으뜸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어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n\n거문오름 용암동굴계\n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이라고 불리는 소화산체에서 분출한 다량의 용암이 완만한 경사를 따라 해안가까지 북동 방향으로 약 14km를 이동하며 만들어진 일련의 용암 동굴군을 말한다. 이렇게 형성된 약 10여 개의 동굴 가운데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러한 동굴들은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수만 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형성 당시의 구조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의 경우 석회동굴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탄산염 생성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암동굴로 평가 받고 있다.\n\n사진 : Four seasons of Hallasan ©Jeju World Natural Heritage CenterYear2017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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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여신에게 풍요를 기원하다,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전통사회에서 제주는 한반도와 남해를 사이에 두고 떨어진 화산섬이라는 자연적인 특징을 토대로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문화를 꽃피웠다. 매년 음력 2월, 제주 전역에서는 바다의 평온과 풍작,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한국의 세시풍속 중 하나인 ‘굿’을 지낸다. 해녀들과 선주들은 신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무당들은 신과 사람들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바람의 여신(영등신), 용왕, 산신 등 자연의 신령에게 제사를 지낸다.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은 바다가 옛 섬사람들의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를 담아내는 제주의 대표적인 무형문화유산이다.\n\n“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은 마을의 여러 수호신과 바다의 용왕, 선조와 더불어 바람의 여신, 영등신(영등할망) 신화를 기반으로 한다. 영등신은 제주에서 신화로 전해지는 이야기 속에 나타나는 외방신으로 음력 2월 초하룻날에 돌아와 제주에 머무는 동안 날씨를 관장하고, 떠날 때에는 땅에는 다음 해에 수확할 곡식의 씨를, 바다에는 해초와 해산물의 씨를 뿌린다고 전해진다. 영등신은 바다를 휘저어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바닷물을 순환시켜 해조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풍요의 신이기도 하다. 이 신화는 삶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공간이기도 한 바다에 대한 섬 주민들의 인식을 잘 반영한다.\n\n“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에 대한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 《탐라지》, 《동국세시기》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등굿이 오랫동안 전승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민들이 유산의 진정한 주인이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삶의 일부인 바다에서 얻은 해양 자원으로 제사에 쓰일 음식을 마련하며 해녀들과 선주들은 굿을 이끄는 무당과 함께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을 주관하는 하나의 주체로 전통을 계승하였다. 오랜 시간 제주도 주민들의 삶 속에서 전래된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은 1980년 안사인 심방이 예능 보유자로 인정받으며 더 많은 사람에게 그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게 되었다.\n\n“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은 산신을 모시는 제사와 영등을 모시는 제사가 ‘영등굿’이라는 하나의 무속 제례로 결합한 제주도만의 전통이다. 매년 음력 2월 1일이 되면 영등굿이 치러지는 마을의 칠머리당에서는 영등환영제로 영등신을 맞이한다. 마을 주민들은 영등신, 마을의 수호신, 용왕에게 제사를 드리며 풍요로운 한 해와 마을의 안녕을 기리고, 2월 14일, 영등송별제를 지내 여러 신을 무사히 돌려보내며 제례를 마무리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제주 사람들의 자연관과 민속신앙의 소산으로 전승되어온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은 독특한 해녀 신앙과 민속신앙의 결합을 보이는 국내 유일의 해녀 굿으로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다.\n\n현대화로 민속신앙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발달하는 가운데에도, 제주도 사람들에게 “칠머리당 영등굿”은 매년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자연의 흐름과 함께했던 선조들의 삶을 잘 담아낸 의례이자 공동체 구성원들의 일체감과 유대감을 길러주는 중요한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빠르게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제주도의 선조들은 이런 바람을 단순히 두려워하고 극복해야 할 존재가 아닌 풍부한 자원이라는 축복을 가져다주는 존재로 인식하였다. 이러한 제주 사람들의 자연관은 환경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지침이 되리라 생각한다.\n\n사진 :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 공공누리 제1유형, 출처: 문화재정보Year2022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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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보호, 지속가능한 개발 및 생태주의: 대한민국(제주 해녀)과 필리핀(타골와넨 직조공예 여성 장인) 간 경험 분석을 중심으로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이하 센터)는 4명의 문화동반자(이하 동반자)를 초청해 연수를 진행하였다.\n\n본 보고서는 무형유산 보호, 지속가능한 개발 및 생태주의 연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Year2018NationPhilipp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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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정책브리프 MOVE 2023년 06월호01 유네스코 동향\n* 올해 9개국에 97만 달러 규모 국제원조 지원 승인\n* 무형유산 보호 위한 세계 토착민의 역할 알린다\n* 제17차 유럽 동남부 무형유산 전문가 네트워크 연례회의 개최\n\n02 아시아·태평양 동향\n* 문화유산 협력을 통한 한-아세안 연대구상 뒷받침\n* 튀르키예, 알제리 투아레그족 여성에 공예도구 지원\n* 중국 커뮤니티 학습센터 역량강화 워크숍 개최\n* 페르시아의 옛 수도 이스파한, 수공예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n* 카자흐스탄에서 중앙아 최대 민족음악 축제 개최\n\n03 국내 동향\n* 문화재청-신협중앙회, 무형유산 전승 위한 거버넌스 이어간다\n* 국립무형유산원, 카자흐스탄에서 무형유산분야 교류협력 지속\n* 한국문화정보원, 한국 전통문화 메타버스 콘텐츠 무료 개방\n* 인류무형문화유산 제주해녀문화 지속 위해 지원정책 다양화Year2023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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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활동으로의 전환 : NGO와 무형유산 공동체 간 디지털 간극코로나 대유행 동안 국내외 무형유산 공동체가 직면한 어려움은 실로 우려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지역 정부 준위에서는 공동체 연계의 기반으로 여겨지는 지역 무형유산이 무시되기도 한다. 한국의 사례들은 우리 무형유산 공동체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비슷한 어려움을 보여준다. UNAK (국내 유네스코 인가 NGO 협의체)를 대표하여 COVID-19 시대 NGO들의 전례 없는 경험과 무형유산 공동체와의 참여사례 및 현재 위기에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자 한다.Year2020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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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3: 무형유산보호를 위한 고등교육 네트워크 – 유럽,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태지역무형유산 웨비나 시리즈의 세 번째 세션은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고등 교육 기관 간의 협력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이 세션은 전 세계 여러 지역의 네트워크 활동 현황, 네트워크 구성 방법 및 유산의 전승 수단으로서 무형유산 연구를 위한 기능적 연결성을 고찰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다.Year2020Nation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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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신이 되어 마을사람들을 보살피다뱀이란 동물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렇지만 이 동물을 아시아권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동물, 특히 인간에게 복을 가져다 주는 동물로 인식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인도에서는 뱀을 신으로 모시는 신앙이 전승되고 있으며, 특히 이 신앙이 중국으로 건너와 용으로 발전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Year2013NationSou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