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
야프 원주민들이 토착 식물인 빈랑나무 열매의 사용법을 배우게 된 경위를 다루고 있다. 야프 원주민들은 빈랑나무 열매에 고춧잎과 산호 석회 가루를 더한 것을 랑가드(langad)라고 불렀다. 이들이 랑가드를 사용하게 된 것은 몇 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야프 본도(本島)에 발이 묶인 어느 친절한 혼령으로부터 전수받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엘롱(Llong)이라는 이름의 이 혼령은 친구 룽(Luug)이 떠난 뒤 혼자 남겨졌고, 그 후 야프 섬의 북서쪽에 위치한 론우(Ron’uw) 마을에 자리잡았다. 어떤 이유로 엘롱은 본 섬의 서쪽에 있는 가칸(Gakaan) 반도의 길야보쉬(Gilyaboch) 마을로 이주해 살면서 통발을 만들어 바닷가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원주민들은 매일 같이 그를 지켜보았고, 그가 물속에서 무엇을 하는지 그가 누구인지 궁금해 했다. 얼마 후 원주민들이 그에게 다가가 서로 친분을 쌓게 되었다. 엘롱은 원주민들에게 통발을 만드는 법과 물속에 통발을 설치해 물고기를 잡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통발을 설치할 때에는 가지가 많은 산호를 통발 주위에 놓아 통발을 가려야 했기에 원주민들은 거의 매일 통발 주위에 놓을 가지 산호를 채집했는데, 물고기가 사는 곳에서 가지 산호도 흔하게 발견되는 것을 보고 엘롱에게 가지 산호도 먹을 수 있는지 물었다. 엘롱은 먹을 수는 있지만 먹기 전에 약간의 처리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야프 섬의 주민들은 산호 가지를 모아 엘롱에게 가져갔고, 그는 산호 가지로 석회 가루를 만들어 보인 뒤 그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엘롱은 그 가루를 단독으로 복용해서는 안 되지만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재료와 함께 취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원주민들에게 빈랑나무 열매와 고춧잎을 구해오라고 했다. 재료가 갖춰지자 엘롱은 그것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시범을 보였다. 쪼개진 빈랑나무 열매에 석회 가루를 약간 넣고 고춧잎으로 열매를 감싼 뒤 입에 넣고 씹다가 입에서 피처럼 붉은 액체를 뱉어냈다. 그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낀 원주민들은 당장 그를 따라했다. 랑가드를 경험한 사람들은 취기를 느낀 상태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다가 피로감을 호소하며 낮잠에 들었다. 사람들이 낮잠을 자는 동안 엘롱이 랑가드에 축복을 내렸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다시 사용하고자 하는 흥미나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잠깐의 낮잠에서 깨어나 제정신으로 돌아온 야프 주민들은 빨갛게 변한 입술과 땅에 남겨진 침 자국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은 라미어(Lamear) 마을의 추장이 자신들이 한 짓을 알게 될까 염려하여 그 사실을 비밀로 했다. 그러나 후에 그들은 추장을 찾아가 랑가드를 선물했고, 랑가드를 처음 경험한 추장은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렇게 행복한 기분은 처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던 추장은 정기적으로 자신에게 랑가드를 바칠 것을 새로운 전통으로 선포했다. 이 이야기는 야프 주민들이 빈랑나무 열매를 사용하기 시작하게 된 유래를 다루고 있다. 빈랑나무 열매는 길야보쉬 마을에서 시작되었지만 오래지 않아 라미어 마을의 추장에게 전해졌고, 섬의 다른 동맹 부족에게도 전수되었다. 머지 않아 빈랑나무 열매에 산호 석회 가루를 섞어 씹는 행위가 섬 전체에 퍼지면서 몇 백 년 전부터 야프의 전통문화로 자리 잡았다. 랑가드는 야프 주민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사교 모임이나 지역 사회 모임과 행사, 장례식 등에서 널리 사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