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scription |
전통문화의 격변과 멸절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이 시대의 핵심적 문제이다. 따라서 현재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전환기임을 다시금 절감한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은 인류를 묶는 하나의 의사소통 수단이 되었으며, 이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의사소통 수단이 질적으로 달라지는 이 시대에 구비전승의 현황은 몹시 위태롭기만 하다. 인류가 이룩한 언어와 기억으로 온갖 것을 해결하며 정보를 공유하였던 시대에, 말은 총체성을 구가하는 수단이었다. 말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새로운 창조를 이룩하며, 나와 다른 것을 수용해 모두를 하나로 묶었다. 이처럼 말은 인간의 무한한 힘을 극대화하는 절대적 수단이요, 해결책이었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흥미와 의미를 찾고, 노래를 부르면서 일과 놀이를 함께 즐겼으며, 탈을 쓰고 몸짓을 하면서 재담을 주고받았다. 구전신화인 본풀이를 소리 내어 바치면서 신을 찬양하고 신탁을 받으며 구전문화의 창조물을 이룩했다. |
